이적과 김동률이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의 '거위의 꿈'을 처음 들었을 때, 마치 나를 위한 노래 같았다.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힘이 솟는다고 할까? 그럼에도 그때는 이 노래가 노래방 갈 때마다 부르는 애창곡은 아니었다. 좋아하면서도, 이 노래를 들으면 힘이 나는 듯하며 기분이 좋아지면서도 말이다.

 

 몇 년 전에 인순이가 이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다시 불렀을 때, 그 때부터였다. 이 노래가 나의 애창곡이 되어버린 것은... 인순이가 부른 거위의 꿈이 더 좋아서가 아니었다. 처음 들었을 때부터 십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이 노래가 나에게 힘이 되고, 이 노래의 가사에 눈시울이 붉어졌기 때문이다.

 

 인순이와 카니발의 거위의 꿈은 그 느낌이 많이 다르다. 솔직히 말하면 카니발의 거위의 꿈이 더 좋다...

 

 아직도 난 꿈이 있다. 이렇게 나이가 들었어도 말이다. 처음 들었을 때와 같은 꿈은 아닐지언정, 나는 꼭 이 꿈을 이루고 싶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이 노래를 내 블로그의 배경음악으로 주저 없이 고른 이유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힘을 내고 싶다. 내 꿈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난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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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른 벅스  (0) 2009.12.24

 정말 얼마만에 들렀는지 모르겠다. 안 들른지 5년도 더 넘은 것 같은데, 그 사이에 벅스는 많이도 변했다.

 

 우선, 무료로 들을 수 있던 곡들이 없어지고 맛보기로 1분씩밖에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것. 와~ 충격이었다. 전곡을 다 듣기 위해서는 돈을 줘야한다라... 그래, 뭐 먹고 살아야겠지, 하는 맘으로 벅스의 이곳저곳을 훑어보다 최신 팝송에 들어갔다. 팝송 안 들은지 하도 오래 되어서 모르는 가수와 별로 관심 없는 이름들 사이로 보이즈 투 맨과 알리샤 키스, 웨스트라이프가 보였다. 세상에~! 알리샤 키스야 세상으로 나온지 얼마 안 된 가수라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지만(좋아하는 가수이기는 하다), 보이즈 투 맨과 웨스트라이프라니! 이들의 신곡을 안 들은 것도 몇 년이 된 것 같다. 최고조로 좋아했던 때가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다녔을 때까지였던 것 같으니, 말 다 했지.

 

 

 

 

 

 

 그 동안 어쩌면 그렇게 까마득히 잊고 살았을까. 신곡이 나오면 꼬박꼬박 챙겨서 들었던 열정은 어디로 없어졌을까, 라고 비록 1분씩이지만, 이달에 나온 이들의 신곡들을 들으며 과거로 여행을 떠났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오히려 음악을 챙겨 듣는 그 열정이 없어졌던 것 같다. 내가 이들을 잊고 살았었다는 게 참으로 놀라웠다. 핸드폰을 처음 사고 컬러링이란 게 생긴 후로 꽤 긴 세월 동안 웨스트라이프의 'my love'가 나의 핸드폰 컬러링이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물론, 컬러링을 내가 듣지 못하니 신경을 못 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아주 우연히 들른 벅스 덕분에 이들의 신곡을 알 수 있어 오늘 정말 뜻밖의 큰 수확을 한 기분이다. 비록 1분씩이지만 아무리 들어도 정말 좋다. 보이즈 투 맨, 알리샤 키스, 웨스트라이프의 이번 신곡 앨범들을 꼭 사야겠다. 마치 고등학생 때로, 대학생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그때는 가요 뿐 아니라 팝송, 영화 음악, 뉴에이지, 샹송 등에 흠뻑 빠져 살았었는데... 무엇이 지금의 나로 만들었는지... 나 스스로일까? 

 

 중요한 건, 예전의 기분을 다시 돌이켰다는 것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니 지금 이 순간, 무척 행복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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