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얼마만에 들렀는지 모르겠다. 안 들른지 5년도 더 넘은 것 같은데, 그 사이에 벅스는 많이도 변했다.
우선, 무료로 들을 수 있던 곡들이 없어지고 맛보기로 1분씩밖에 음악을 들을 수 없다는 것. 와~ 충격이었다. 전곡을 다 듣기 위해서는 돈을 줘야한다라... 그래, 뭐 먹고 살아야겠지, 하는 맘으로 벅스의 이곳저곳을 훑어보다 최신 팝송에 들어갔다. 팝송 안 들은지 하도 오래 되어서 모르는 가수와 별로 관심 없는 이름들 사이로 보이즈 투 맨과 알리샤 키스, 웨스트라이프가 보였다. 세상에~! 알리샤 키스야 세상으로 나온지 얼마 안 된 가수라 그렇게 반갑지는 않았지만(좋아하는 가수이기는 하다), 보이즈 투 맨과 웨스트라이프라니! 이들의 신곡을 안 들은 것도 몇 년이 된 것 같다. 최고조로 좋아했던 때가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교 다녔을 때까지였던 것 같으니, 말 다 했지.
그 동안 어쩌면 그렇게 까마득히 잊고 살았을까. 신곡이 나오면 꼬박꼬박 챙겨서 들었던 열정은 어디로 없어졌을까, 라고 비록 1분씩이지만, 이달에 나온 이들의 신곡들을 들으며 과거로 여행을 떠났다. 대학 졸업하고 직장 생활하면서 오히려 음악을 챙겨 듣는 그 열정이 없어졌던 것 같다. 내가 이들을 잊고 살았었다는 게 참으로 놀라웠다. 핸드폰을 처음 사고 컬러링이란 게 생긴 후로 꽤 긴 세월 동안 웨스트라이프의 'my love'가 나의 핸드폰 컬러링이기까지 했는데 말이다. 물론, 컬러링을 내가 듣지 못하니 신경을 못 쓴 부분도 있긴 했지만.
아주 우연히 들른 벅스 덕분에 이들의 신곡을 알 수 있어 오늘 정말 뜻밖의 큰 수확을 한 기분이다. 비록 1분씩이지만 아무리 들어도 정말 좋다. 보이즈 투 맨, 알리샤 키스, 웨스트라이프의 이번 신곡 앨범들을 꼭 사야겠다. 마치 고등학생 때로, 대학생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그때는 가요 뿐 아니라 팝송, 영화 음악, 뉴에이지, 샹송 등에 흠뻑 빠져 살았었는데... 무엇이 지금의 나로 만들었는지... 나 스스로일까?
중요한 건, 예전의 기분을 다시 돌이켰다는 것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니 지금 이 순간, 무척 행복하다는 것.